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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소리

왜 몬테소리인가 - 몬테소리를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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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첫 1년 동안 내가 하지 않은 것이라는 글에서 몬테소리 교육 철학에 따라, 아이의 움직임을 인위적으로 보조하거나 제한하는 기구는 사용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쓴 적이 있다. 몬테소리가 뭐길래, 몬테소리 교육 철학이라는건 또 어떤 내용이길래 왜 그런 고생을 사서 했는가, 이제 천천히 한 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몬테소리가 무엇인가


몬테소리는 창시자의 이름이자, 생활 양식이다!

 

 

 

몬테소리 교육을 만들어 낸 마리아 몬테소리. 

 

처음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몬테소리는 사람의 이름이다. 이탈리아 출신 의사이자, 자신의 이름을 딴 교육철학으로 유명한 교육자, 마리아 몬테소리. 그는 의대를 졸업하고 인지 지연 혹은 인지 장애가 있는 아동들을 위한 보호소에서 일하며 그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어느 날은 보호소에서 아이들이 식사 후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우려 바닥에서 기는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그곳의 담당자는 이런 행동을 보고 아이들이 욕심이 많아 그렇다고 했지만, 몬테소리는 그곳의 아이들이 부스러기를 먹으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은 보호소에 손으로 조작하거나 탐색할 만한 거리가 없어서 부스러기를 만지면서 놀고 있었던 것이다. 

 

몬테소리가 아이들과 일하기 시작한 20세기 초반만 해도, 보호소의 담당자처럼 '아이들은 천성이 악하고, 그 악함을 고쳐야만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태도였다. 몬테소리는 보호소의 아이들을 보고 인간은 오감을 통해, 특히나 손과 뇌의 관계를 통해, 배움으로써 지능을 발달시킨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깨달음과 아이들과의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현재 널리 알려진 몬테소리 교구도 나오게 된 것이다.

 

 

20세기 초 몬테소리가 만든 교구를 조작하는 어린이들의 모습

 

위 사진 속 왼쪽의 교구. 너비와 깊이가 다른 원통형의 블럭을 눈으로 보고 알맞은 크기의 구멍에 넣는 활동이다. 만 3세 이상에 권장. 위 사진 속 오른쪽의 교구, 사운드 박스. 작은 소리부터 큰 소리까지 다른 소리를 내는 원통을 흔들어 귀로 듣고 같은 소리끼리 맞추는 활동이다. 역시 만 3세 이상 권장

 

그래도 일반적으로 “몬테소리” 하면 아무래도 몬테소리 여사보다는 “몬테소리 교구”가 제일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조금만 파고 들어가 보면 교구는 몬테소리 교육의 극히 일부분일 뿐 몬테소리 교육은 사실 생활 양식, 라이프 스타일에 가깝다. 몬테소리 라이프 스타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를 꼽자면 뭐니 뭐니 해도 “독립성”, 혹은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손으로 조작하는 몬테소리 교구의 궁극적 목적도 소근육을 발달 시켜, 아이의 독립성을 길러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나는 왜 선택했는가

 
아름다운 환경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몬테소리 교육

나는 임신 6개월 차에 새 집으로 이사했다. 남편과 결혼하고 처음으로 장만한 우리 집이었다. 신혼은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신혼집을 꾸미는 기분으로 준비하던 중에 아기가 생겼고, 아기는 태어나서부터 새집에서 함께 살 것이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슬슬 겁을 주기 시작했다. 

 

“아기 태어나면 열심히 한 인테리어, 아무 소용도 없을 텐데”
“아기 물건 하나씩 들이다 보면 거실이 키카(=키즈카페) 되는 건 시간문제야”

 

오기로라도 나는 인테리어를 포기할 수 없었다! 아직 만나지도 못한 아기를 위해서 새집 인테리어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때 몬테소리 교육 관련 책에서 “흡수하는 정신 Absorbent Mind”에 관해 읽었다.

 

 

아름답게 꾸며진 환경 뿐 아니라, 긍정적인 기운을 뿜어내는 양육자의 태도 또한 아이는 있는 그대로 흡수한다.

 

몬테소리 교육에서 “흡수하는 정신”이란 만 6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서 관찰되는 현상이다. 흡수하는 정신은 선택성에 바탕을 두지 않는다. 아이들은 그냥 환경 속에 존재함으로써 그 환경을 통째로 받아들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스펀지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스펀지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접촉하는 무엇이든 빨아들인다. 어린아이들 역시 자신이 감각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그 무엇이든, 뇌에 기록한다. 부모의 마음이야 아이가 환경에서 좋은 것들만 골라 쏙쏙 흡수하기를 바라지만, 아이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선택하지 않고 환경 있는 그대로를 흡수한다. 

 

 

몬테소리 스타일로 꾸민 아기의 놀이 공간 예시 / how we montessori

 

그래서 몬테소리 교육에서는 아이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은 잘 정돈되고 아름다운 환경으로 꾸밀 것을 강조한다. 이제 대충 감이 잡히시리라. 흡수하는 정신이니 뭐니 해도 내가 꽂힌 부분은 바로 “ 정돈되고 아름다운 환경”이라는 것을. 내가 원하는 정돈되고 아름다운 환경이 아이에게도 좋다는데 더는 무엇을 바랄까.

 

또한 위에서 말한 것처럼 독립성을 강조하는 것도 마음에 쏙 들었다.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존재로 태어나, 부모의 도움으로 천천히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궁극적으로는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완전한 존재가 되기까지, 독립성을 형성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신감과 자기 확신을 가지게 된다. 아이를 부모에게 종속된 존재가 아닌, 한 명의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나와 남편에게 몬테소리는 아주 적절한 교육법이었다.


내가 집에서 어떻게 몬테소리 육아, 몬테소리 교육을 실제로 적용하고 실천하는지는 앞으로 천천히 이 카테고리에 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신혼집 인테리어의 환상을 깨기 싫다는 다소 이기적인 목적으로 시작하더라도, 아기의 성장을 보면 결코 후회할리 없는 몬테소리 교육!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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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엄마의 고군분투 프랑스 육아 기록 #프랑스육아 #몬테소리 #트라이링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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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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