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개월 언어 발달 질문
3 - 잘 할 수 있다. 2 - 할 수 있는 편이다. 1 - 하지 못하는 편이다. 0 - 전혀 할 수 없다.
1. 아이에게 “안돼요.”라고 하면, 짧은 순간이라도 하던 행동을 멈추고 목소리에 반응한다.
3️⃣ 지난 8-9개월 선별검사지와 같은 항목으로 답변도 동일하다. 안돼 (한국어), No, stop (영어), non, arrête (프랑스어) 세 가지를 모두 이해하고 적절히 반응한다. (하던 것을 멈추고 어른을 바라본다)
2. “무무” “바바바” “다다” “마마마” 등의 소리를 반복해서 발성한다.
3️⃣ 역시 지난번 8-9개월 선별 검사지와 같은 항목으로 답변도 동일하다. 마마, 빠빠, 가가, 바바 등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발성하는 옹알이가 발화의 주를 이뤘다.
3. 동작을 보여주지 않고 말로만 “빠이빠이” “짝짜꿍” “까꿍”을 시키면 최소한 한 가지를 한다.
3️⃣ 10개월부터는 영어로 “shake it”이라고 하면 장난감을 흔드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고, 영어 너서리 라임인 “this little piggy”를 불러주면 자기 발가락을 스스로 만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전 글: 아기와 함께 하는 영어 동요 손유희/율동 - This little piggy)
질문에 나와있는 소위 한국식 아기 재롱 중에서는 “도리도리”와 “잼잼”을 동작을 보여주지 않아도 할 수 있었다. 질문 내용 중 “빠이빠이”는 약간 복잡한 케이스인데, 영어 발음으로 “bye bye”는 알아듣고 손을 흔들었지만, 아기의 한국 할머니 할아버지가 한국식으로 “빠이빠이”라고 하면 못 알아듣는 듯했다.
대신 한국어로는 “안녕”을 알아듣고 동작을 보여주지 않아도 손을 흔들 수 있었고, 프랑스어로는 coucou (안녕)과 au revoir (헤어질 때 인사)를 이해하고 손을 흔들었다.
“상대방에게 손을 흔든다”라는 행동을 3개 국어로 네 개의 다른 단어와 매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4. 엄마에게 “엄마” 혹은 아빠에게 “아빠”라고 말한다.
0️⃣ 베베말랑은 여전히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 못하고 아빠를 아빠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아기.
5. 자음과 모음이 합쳐진 소리 (자음 옹알이)를 낸다. (예: “다” “가” “모” “버” “더” 등)
3️⃣ 8-9개월 선별검사지와 동일한 항목으로 답변도 동일하다. 여전히 비슷한 자음 옹알이를 반복적으로 발성하는 것이 주된 레퍼토리지만 이 시기부터 점점 어른의 말소리를 비슷하게 흉내 내는 듯한 옹알이도 시작되었다.
6. 동작을 보여주지 않고 말로만 “주세요” “오세요” “가자” “밥 먹자”를 말하면 두 가지 이상은 뜻을 이해한다.
3️⃣ 이 질문은 아마도 아이가 명령형의 동사를 이해할 수 있는지가 주된 목적인 것 같다.
“주세요”는 9개월부터 양손을 겹쳐 두 번 탁탁 치는 동작과 함께 했을때 이해하기 시작했는데, 10개월부터는 굳이 동작을 같이 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는 좁혀지지 않는 큰 격차가 있는데, “주세요”라는 표현을 아기가 이해하기는 하지만, 내가 아기에게 “주세요”라고 할 때는 보통 아기가 가지고 놀면 안 되는 것을 손에 쥐고 있을 때이기 때문에 아기는 물건을 나에게 잘 주려고 하지 않는다. 그 말을 거부하고 싫어하는 것도 결국엔 “주세요”를 알아 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만 말이다 😅
10개월에는 아기와의 하루 일과 중 상당히 여러번 일어나는 이벤트 중 하나인 “기저귀 갈기”에 관련된 표현을 아기가 이해하기 시작했다. 한국어로 “기저귀 갈러 가자” 혹은 “기저귀 갈러 갈까?”라고 했을 때 거부하거나, 품에 안기는 모습을 보였고, 프랑스어로 “On va changer la couche (기저귀 갈러 갈 거야)”라고 하는 것에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기저귀만큼은 아니지만 역시나 자주 일어나는 일 중 하나인 잠자리에 관련된 표현도 이때부터 이해하기 시작했다. “코야코야 하러 갈까?” 혹은 프랑스어로 “Tu veux faire dodo?”를 알아듣고 잘 준비가 됐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다.
11개월부터는 “xx이 어디갔지?”를 한국어, 프랑스어, 영어 세 가지 언어로 모두 알아듣고 커튼 뒤에 가서 숨는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어: “Où es xx?” 영어: “Where is xx?”) 또 “xx이 잡으러 갈까?” 하면 술래잡기하듯이 어디로든 도망가는 모습도 보였는데 이건 한국어로만 알아들었다.
7. 원하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1️⃣ 이 질문에는 “하지 못하는 편이다”라고 대답했다. 그 이유는 이 시기의 아기는 아직까지 손가락으로 명확하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리키지는 못했지만,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는 쪽을 향해 팔을 뻗고 손바닥을 접었다 폈다 하는 표현을 하기는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로 그 대상은 식사 중 물이 먹고 싶을때나, 멀리 앉아 있는 고양이가 자기 쪽으로 왔으면 할 때였다. 명확하게 무언가를 손가락으로 지시하는 행동은 돌 이후에 나타났던 것 같다.
8. “좋다(예)” “싫다(아니오)”를 고개를 끄덕이거나 몸을 흔들어 표현한다.
2️⃣ 이 질문에는 내가 너무 보수적으로 답변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선 싫다는 표현은 온몸을 흔들고 뒤로 뻐팅기고 손으로 밀쳐내며 하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좋다는 표현은 대체로 싫다는 표현에 비해서 은은했다고 할까? 환하게 웃는 정도였기 때문에 3점을 주기에는 뭔가 애매하다.
나만의 결론
이 시기의 베베말랑의 옹알이(표현 언어)는 8-9개월 때와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어른의 말을 따라 하는 듯한 형태의 옹알이도 하기 시작했다.
주로 자기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식사, 잠, 놀이, 기저귀 등) 표현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시작해서 양육자와 점점 더 편안한 소통이 되기 시작했다. 양육자 기준에서는 아이가 드디어 말귀를 알아듣는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받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전 검사 (8-9개월)때와 차이점이라면 생활과 관련된 어휘뿐 아니라 놀이, 책, 동요 등에 관련된 어휘와 표현도 폭발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책 속에 나오는 동물 소리를 따라하거나, 동물의 이름과 소리를 해당 동물과 연결 짓는 것, 동요를 부르며 간단한 손동작을 따라 하는 것 등이 그 예시다.
여전히 의미를 담은 발화는 감감무소식이지만, 수용 언어의 수준은 단일어구사자와 비교해도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단어나 표현은 한 언어로만 알고, 어떤 것은 두 개의 언어, 또 다른 것은 세 개 언어로 모두 알기도 하는 등 특정 언어에 노출 정도와 반복 여부에 따라 그 차이가 점차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트라이링구얼 아기 언어 발달 8-9개월 (한국 영유아 발달선별검사지 개정판 기준)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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