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난 직후부터 3개월까지는 모빌의 시기였다면, 3개월부터 6개월까지는 딸랑이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눈으로 모빌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수동적으로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기만 했다면, 약 3개월부터 아기는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눈을 통한 시각 정보와 손을 통한 촉각 정보를 같이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천천히 시각 정보와 촉각 정보의 상관 관계도 깨닫기 시작한다. '이렇게 생긴 것은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연결을 짓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기는 손을 통해 장난감의 재질별로 다른 촉감과 온도를 경험한다. 또 눈으로 보는 장난감의 크기와 손으로 느끼는 무게의 관계도 발견한다. 다양한 모양의 장난감과 물건을 다양한 방식으로 잡아보고, 또 손에서 놓아보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한다. 또한 그 경험을 통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축적한다. 그뿐만 아니라, 아기는 자신의 손을 이용해서 자기 주변의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3-4개월
맞물린 원반 (interlocking discs)
처음에는 아기의 쥐기 반사를 이용해서 장난감을 손에 넣어주고 잡도록 유도한다. 4개월쯤 되면 쥐기 반사가 의도적인 쥐기로 바뀌어간다. 이때는 아기가 손 전체로 쥐기, 손가락으로 쥐기 등을 연습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아기가 더 자라서 6개월쯤 되면 한 손에서 반대 손으로 장난감을 옮기는 연습, 장난감을 따라 기기 연습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몬테소리 교구이다.
6개월 이전 아기 장난감 중에는 몬테소리 공식 인증 (AMI, Association Montessori Internationale) 교구가 많지 않은데 그 중 하나이다. (한국어로 적절한 번역어를 찾지 못했는데, 아시는 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
촉감 공
이 시기 베베 말랑의 최애 공 중 하나. 올록볼록 독특한 모양 때문에 젖꼭지 공 Nipple ball 이라고도 불리는 치발기 공이다. 공 전체 크기가 크지 않아 아기가 한 손으로 쥐기 연습을 하기에도 적당하고, 랜덤하게 튀어나온 젖꼭지 모양 때문에 손가락으로 잡기 연습도 가능하다.
또한 아기의 의도 이상으로 멀리 굴러가는 다른 공들과는 다르게, 모양 덕분에 적당히 굴러다가 멈추는 특성이 있다. 아기가 아직 공을 주으러 따라가기 힘든 시기, 즉 스스로 잘 움직이지 못하는 시기에 배밀이 등을 유도할 때 좋다.
무엇보다 치발기로서도 아주 훌륭한 역할을 한다. 우리 집 젖꼭지 공은 이제 너덜너덜해져 아기와 빠이빠이 👋 보내주었다. (지금도 가끔 꺼내 주면 신나게 입으로 가져가지만 ㅎㅎ)
5개월
보물 바구니
이제 이 시기에는 장난감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생활용품 중에서 아이 손과 눈과 입으로 탐색하기에 안전한 것들을 아기에게 제시할 수 있다. "보물 바구니 Treasure basket"이라 불리는 만큼 적당한 크기의 바구니가 필요하다. 바구니는 아기가 엎드려서도 쉽게 탐색할 수 있도록 너무 깊고 넓지 않고, 적당히 얕은 것이 좋다.
바구니 하나에 아기가 관심을 가질만한 안전한 물건들을 담아서 교구장에 배치해둔다. 아기가 보물 바구니를 통해 탐색했던 물건들은 언어발달을 위한 도구로도 쓸 수 있다. 아기어가 아닌 물건의 진짜 이름을 지속적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일상생활 영역을 중시하는 몬테소리 교육에 딱 맞고, 비싼 돈이 들지 않는 최고의 장난감이다.
다양한 딸랑이
딸랑이 같은 경우 꼭 몬테소리 공식 교구인가 보다는, 아기 손 크기에 딱 맞는지, 아기가 들어 올려서 탐색하기에 적당한 무게인지를 더 중요하게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버튼을 눌러야만 소리가 나거나, 아기의 움직임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녹음된 음악소리나 효과음이 나오는 전자 딸랑이보다는, 방울이나 좁쌀 같은 게 들어있는 딸랑이가 좋다.
아기가 딸랑이를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 즉 원인과 결과가 명확한 딸랑이를 선택하기를 권장한다.
6개월
오볼
장난감을 추천할 때는 가능하면 몬테소리 원칙에 적합한 장난감을 고르는 일반적인 방법에 대해서 공유하려고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특정 브랜드의 특정 장난감을 잘 추천하지 않지만, 오볼만큼은 예외다.
베베말랑은 4~5개월쯤에 오볼을 선물 받았지만, 실제로 관심을 가지고 재밌게 가지고 놀기 시작한 시기는 기기 시작한 6개월쯤부터였다. 무게가 가볍고, 아기의 손크기와 상관없이 손가락을 끼워 잡기가 쉽고, 쉽게 굴러가기 때문에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아기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재밌는 장난감이다.
또한 가벼운 손수건을 오볼 구멍에 끼워 잡아당기는 활동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주변에도 꼭 추천하는 장난감 중 하나다.
감각 물병, 색깔 물병 Sensory bottle
감각 물병은 시중에 파는 것도 있지만, 집에서 아기의 관심사에 따라 DIY로 다양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이 메리트다. 딸랑이와 마찬가지로 물병을 고를 때는 아이에게 안전한 재질 인가 (깨지거나 찢어지지 않고, 입에 넣어도 안전한 것), 그리고 아기 손 크기에 맞는가 (한 손으로도 쉽게 쥘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뚜껑이 쉽게 열리지 않는가를 고려해서 고른다.
이것만 주의하면 병 속에는 어떤 재료든 자유롭게 넣어 응용할 수 있다. 물체만 넣을 수도 있고, 위 사진에서 보듯이 물이나, 세제 혹은 물풀 등을 넣어 물체 움직임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또한 색깔 테마로 만들 수도 있고, 특정 주제를 가지고 만들 수도 있고 (ex- 크리스마스, 추석, 생일 등), 딸랑이처럼 청각에 포커스를 맞출 수도 있다.
3-6개월 사이의 아기는 아직 많이 어리지만, 이때부터도 이미 아기의 집중력을 길러주는 연습을 시작할 수 있다. 아이가 같은 장난감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며,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만큼 아이는 그 동작이나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서 집중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럴 때는 아이의 집중을 깨지 않도록 주의하며 아이를 잘 관찰한다. (참고:몬테소리 집에서 실천할 때 꼭 기억해야 할 몇 가지)
단, 반복을 통해서 아이가 같은 교구와 장난감에 너무 익숙해지면 집중도와 흥미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기미가 보인다면 이따금씩 교구장에 배치하는 물건들을 바꾸어준다 (교구 로테이션)
이제 6개월이 지나면 대부분의 아기들은 최소한 배밀이를 시작하면서 점점 활동 범위가 넓어진다. 곧 아기는 집안 이곳저곳을 탐색하며 다니게 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잘 정돈된 환경, 아름다운 환경이 중요해진다. 교구장 세팅에도 이전보다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사진 출처
Interlocking discs: https://www.nienhuis.com/int/en/interlocking-discs/product/2594/#longdescription
촉감공 https://www.nienhuis.com/int/en/teething-ball/product/2276/
몬테소리 딸랑이 https://www.nienhuis.com/int/en/infant-bell/product/1894/
감각물병1 https://www.mymundaneandmiraculouslife.com/how-to-make-sensory-bottles-a-must-for-sensory-meltdowns/
감각물병2 www.thekavanaughreport.com/2014/10/mini-rainbow-sensory-bottles.html
키워드: 몬테소리, 몬테소리 교구, 몬테소리 교구장, 몬테소리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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