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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소리

몬테소리 3단계 언어 교육 - 트라이링구얼 교육에도 적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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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육아를 하면서 몬테소리 교육만큼이나 관심을 가지고, 내 시간과 정신을 많이 투자하는 분야가 있다면 바로 언어 교육일 것이다. 특히나 나는 아이를 트라이링구얼 환경에서 키우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이전 글: 어떡하죠? 전략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 바이링구얼, 아니 트라이링구얼 아기 언어 교육)

아기가 자연스럽게 프랑스어, 한국어, 영어를 하겠다고 감탄하던 주변인들도 막상 아기가 태어나서 우리가 아기와 소통하는 것을 보면 아기가 혼란스럽겠다며 걱정스러운 한마디씩 던진다.

바이링구얼을 포함해서 아이가 다중언어 구사자 (멀티링구얼)이 되도록 키우는 부모라면 사실 제일 힘겨운 싸움은 주변의 걱정스러운 시선과 간섭에도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리라.

각설하고 오늘은 내가 아이의 언어 교육에 적용하고 있는 “몬테소리 3단계 언어 교육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언어의 민감기


몬테소리 교육에는 “민감기 sensitive period”라는 개념이 있다. 민감기는 아이가 특정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시기이자, 그 분야에 관련된 기술이나 개념을 비교적 쉽게 흡수하고 깨우치는 시기를 말한다. 몬테소리에서 말하는 민감기의 종류 중에는 언어의 민감기를 포함하여, 정리정돈, 디테일, 감각적 탐색, 예의와 예절의 민감기 등이 있다.

언어의 민감기는 또 다시 말하기, 쓰기, 읽기의 민감기로 나뉜다. 우리는 오늘 약 7개월부터 만 3세까지에 해당하는 “말하기의 민감기”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참고로 쓰기의 민감기는 만 3.5세 이상부터, 읽기의 민감기는 만 4.5세 이상부터이다)


3단계 언어 교수법이란


몬테소리 교육에서는 아이의 언어 발달 상황에 맞게 언어 교수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보았다.


1단계: 물건의 이름을 말해준다. ➡️ “이건 사과야
2단계: 아이에게 이름을 말해주고 해당 물건을 찾도록 한다. ➡️ “사과를 한 번 찾아볼까?
3단계: 아이에게 물건의 이름을 물어본다. ➡️ “(사과를 가리키며) 이건 뭐지?


1단계에서는 여러가지 묘사나 설명은 하지 않고, 딱 대상의 이름만 말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여기서 다다익선은 해당되지 않는다.

2단계 부터는 각종 자료들을 이용해서 아이와 놀이 형태로 언어 공부를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몬테소리 전문가들은 가능하면 만 3세 이전에는 3단계를 적용하지 않기를 권장한다. 그전까지는 1단계와 2단계에 주력한다. 대충 감이 잡히겠지만 3단계는 아이가 말을 할 줄 알때만 가능한 단계이다. 3세 이전에는 아직 아이가 정확한 발화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실수를 많이 할때이므로 이런 테스트 형식의 언어 교수법은 아이의 자신감을 깎아내릴 수 있어 적절하지 못하다.

3세 이상의 아이라 하더라도 1단계와 2단계를 충분히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3단계로 건너뛰지 않도록 한다.

 


구체적인 자료를 활용한다

 

몬테소리 언어 교육에 사용하는 미니어처 레플리카 예시 / how we montessori


이전 글(몬테소리 집에서 실천할때 꼭 기억해야 할 몇 가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언어 교육에 쓰는 자료는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그리고 특히 1단계에서는 실제로 만질 수 있는 물건부터 시작하도록 한다. 예를 들면 과일이나 채소같은 것이다. 아이에게 물건 이름을 알려주는 1단계에서 아이가 눈앞에 있는 물건을 바라보고, 돌리고 만져보고 탐색하면서 대상의 이름과 대상을 매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단어를 가르칠 때도 처음에는 꼭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제 물건부터 시작할 것을 강조한다. 그러다가 아이의 어휘가 발달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물건 없이 그림이나 플래시 카드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단, 책이나 카드 역시 가능하면 귀여운 만화 스타일이 아니라 사진 혹은 실물과 최대한 비슷하게 그린 세밀화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그다음에는 어휘풀을 넓히기 위해서 최대한 실물과 비슷한 미니어처를 이용한다. 이 단계까지 모두 충분히 거치고 나서야 아이는 2D, 즉 플래시 카드를 통해 언어를 배울 수 있는 단계에 진입한다.


실제 물건 ➡️ 실물과 비슷한 미니어처 ➡️ 플래시 카드 (사진 혹은 세밀화)

 

 


가능하면 테스트는 하지 않는다

 


테스트라고 해서 꼭 쪽지 시험처럼 종이에 받아쓰기라도 시켜야만 테스트인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아이들을 정말 많이 테스트한다. 예를 들면 오랜만에 만나는 아이의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아이의 장기를 뽐내려고 “땡땡아, 도리도리 잼잼 해봐!” 하는 것도 테스트의 일종이다.

몬테소리 교육을 하는 부모라면 이렇게 아이를 테스트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3세 이하의 어린아이들에게 뭔가를 해보라고 시키거나, 뭔가를 물어볼 때는 거의 항상 딱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는 것들인 경우가 많다. 이건 이름이 뭘까? 이건 무슨 색깔이지? 짝짝궁 해볼까? 등등 다른 답은 없는 그런 질문에는 정답을 맞추거나, 틀리는 두 가지 옵션 밖에는 없다.

아이에게 뭔가 질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1단계 언어 교육법을 이용해서 아이에게 그냥 알려주자. 이건 사과야. 이건 빨간색이네.

아이에게 무언가 시키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모델링을 이용해서 그냥 아이에게 보여주자. 잘 봐,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

물론 무조건 아이에게 아무 질문도 하지 말고 아무것도 시키지 말라는 건 아니다. 아이가 100% 정확하게 답을 알고 있어서 맞힐 것이 분명할 때는 아이에게 물어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건 주로 만 3세 이후의 일이다.

 


정확한 표현과 단어를 쓰자


어린아이에게 말하는 것이라고 해서 혀 짧은 소리로 아기어를 사용하기보다는, 아이에게 정확하고 바른 언어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른들이 혀 짧은 소리를 낼 때는 주로 발음 기관이 미성숙한 어린아이들의 발화를 흉내 내는 것인데, 아이들은 정확한 발음으로 따라 하려고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또한 아기가 정확하게 따라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멈머” 같은 단어를 쓰기보다는 “강아지” 혹은 “개”라는 정확한 단어를 알려주자.

 


트라이링구얼 교육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나


몬테소리 3단계 교수법은 모노링구얼, 바이링구얼, 멀티링구얼 할 것 없이 모든 언어에 같은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 다만, 각 언어별로 양육자의 계획에 따라 인풋의 양, 즉 노출 정도만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는 현재 아빠는 프랑스어, 엄마는 한국어만 하는 OPOL (One Person One Language) 전략에 세 사람의 공용어인 영어를 곁들인 삼개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따라서 몬테소리 3단계 언어 교육법을 아빠는 프랑스어로 엄마는 한국어로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기는 압도적으로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새로운 단어는 한국어로 학습하는 편이다. 또한 지금은 아직 아기가 어리기 때문에 주로 1단계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단, 아기가 이미 프랑스어로 알고 있는 단어가 있다면, 아이의 이해를 돕기 위해 프랑스어로 단어를 말해주고 바로 연달아 한국어 단어를 말해주는 식으로 기존 어휘에 쌓아 올리는 방식도 함께 쓰고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모든 단어를 프랑스어, 한국어, 영어로 다 알아야만 한다는 그런 강박을 가지고 억지로 반복하지는 않는다. 자연스럽게 어떤 상황에서 어떤 언어를 주로 쓰느냐에 따라 아이가 어떤 어휘를 어떤 언어로 익히느냐는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기의 언어 교구, 동물 미니어처와 과일 인형. 아기가 10개월때쯤 이미 책을 통해 익숙한 동물 세가지로 시작해서 점점 늘려나갔다.


아기가 13개월인 지금 과일 이름이나 동물 이름 같은 경우 이미 몇 달 동안 1단계를 충분히 반복했기 때문에 2단계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아이에게 여러 과일 모형을 주고 “바나나가 어디 있지?” 하면 아이가 바나나를 들어 보이거나, 동물이 나오는 그림책을 보면서 “말이 어디 있지?” 하면 말 미니어처를 그림 위에 올리는 식으로 2단계를 놀이처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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